심장과 폐 질환
1.루푸스성 심장질환
루푸스는 심장의 외벽을 둘러싸는 주머니인 심낭, 근육층인 심근, 심 장의 가장 내면을 이루는 심내막,
관상동맥을 포함하여 심장의 모든 부위를 침범합니다.
심장의 겉을 둘러싸는 주머니의 염증인 심낭염은 루푸스 환자에서 나타나는 심장질환 중 가장 흔한 것 입니다.
이는 항체의 공격으로 심낭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흉골부위의 심한 통증과 열을 동반하며,
빈맥(맥박의 증가하는 현상), 때로는 호흡곤란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통증은 자세를 바꾸어주면 달라지기도 합니다.(예를 들어 상체를 조금 앞으로 굽히면 통증이 경감됩니다.)
통증은 심장 발작 때 나타나는 통증과 비슷하기도 하고,
또 어떤 심낭염 환자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진단이 어렵기도 합니다.
심낭염의 진단은 혈액검사, 흉부 X-선 사진, 심전도, 심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중 심초음파 검사는 심장에 초음파를 보내어 심장 주위에 액체가 얼마나 고여 있는지의
여부를 비교적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심낭염은 루푸스 외에 다른 원인으로도 올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전에 그 원인을 확인해야만 합니다.
심낭염이 루푸스에 의하지 않고 감염이나 심부전증에 의한 것이면 치료가 달라집니다.
루푸스성 심낭염은 초기에 주로 소염제로 치료합니다. 그러나 이 치료가 듣지 않으면,
단기간에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요법을 사용합니다.
루푸스가 심근에 염증을 일으키면 심근염이 됩니다.
심한 심근질환은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에서 흔하지는 않습니다.
심근염의 증상으로는 예기치 못한 빈맥, 비정상적인 심전도, 부정맥, 심부전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근염은 흔히 신체의 다른 근육의 염증과 동반되어 나타납니다.
루푸스성 심근염의 치료는 보통 스테로이드로 합니다.
스테로이드란 완전히 치료가 되지 않으면, 면역억제제(싸이톡산: Cytoxan, 이뮤란: Imuran)를
병행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심근염을 흔히 심장 조직의 손상을 일으키는데, 손상된 조직을 반흔조직이라 합니다.
루푸스가 심내막염을 일으키면 심장의 판막이 손상되지만,
심장의 펌프작용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심내막염이 생기 면 판막의 표면은 두꺼워지고, 사마귀처럼 커져 이를 Libman-sacks 병변이라 부릅니다.
청진기로 들어보면 심장 잡음이 들리지만 엑스레이 상에 사마귀처럼 커진 부위가
판막의 기능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닙니다. 드물게 이 부위에 세균이 자라서 감염을 일으킬 수는 있습니다.
이러한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입원치료가 필요합니다.
간혹 판막의 염증과 손상된 심장 조직(반흔조직)으로 인하여 판막의 변형을 가져와 판막치환술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루푸스환자에게서는 또 관상동맥의 내경이 좁아질 수 있습니다.
이 관상동맥은 심근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기관으로 심장의 펌프기능에 필수적입니다.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심한 가슴 통증과 심장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루푸스에서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현상은 동맥 자체의 염증이나,
동맥경화증, 항인지질항체에 의한 혈괴 때문에 생깁니다.
동맥경화증은 루푸스 관상 동맥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연구에 의하면 스테로이드를 장기 복용하는 루프스 환자 는 동맥경화증이 생길 위험성이 아주 높습니다.
심장질환의 위험요소 를 줄이면서 루푸스의 활성도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스테로이드의 사용을 조심스럽게 조절하는 것이 루푸스 환자의 심장발작을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심장손상은 활성화된 루푸스의 염증과 약물의 복용 때문에 생길 수 있습니다.
심장질환의 치료는 환자 개개인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루푸스의 심장 질환에서 고려되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항은
정확한 조기진단과 심한 심장 손상을 줄이는 효과적인 치료입니다.
루푸스는 다양한 방법으로 폐를 침범합니다. 그 중에 흉막염은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의 가장 흔한 폐질환 증상입니다.
흉막은 폐의 외부와 흉강의 내부를 둘러싸는 막으로, 폐와 흉벽사이의 공간에 마찰을 적게 해주는
소량의 액체를 생산합니다. 이 막이 항체의 공격을 받으면 염증이 일어나서 흉막염을 일으키고,
때로는 대량의 액체가 고일 수 있습니다. 이 액을 흉막 삼출액이라 하며,
흉막 엑스레이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흉막 삼출액은 루푸스가 아닌 감염이나
기타 다른 원인으로 인해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삼출액을 검사하여 원인을 규명해야 합니다.
흉막염의 증상은 우선 작은 부위 혹은 넓은 부위에 이르는 심한 통증을 들 수 있습니다.
이 통증은 심호흡, 기침, 재채기 또는 크게 웃을 때면 더 심해집니다.
흉막염의 치료에는 진통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제, 스테로이드 등이 사용됩니다.
흉막 삼출액은 이러한 치료에 보통 잘 반응하여 호전되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절로 없어지기도 합니다.
폐렴은 폐조직의 염증인데 감염이나 루푸스 항체에 의해 생깁니다.
감염은 루프스 환자가 걸리는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세균, 곰팡이, 원충류가 폐에서 감염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때때로 감염이 없이 폐렴에 걸리기도 하는데 이를 비감염성 폐렴이라고 합니다.
원인은 달라도 열, 흉통, 호흡곤란, 기침 등 증상은 같습니다. 폐렴의 진단은 혈액검사, 객담검사,
흉부사진을 기초로 하게 되고, 폐렴의 원인이 감염인지
아니면 루푸스 항체에 의한 것인지를 규명해야 할 때는 기관지 내시경이나 폐생검(폐 조직검사)을 하게 됩니다.
치료는 초기에는 항생제를 사용합니다. 여러 가지 검사에서 감염의 증거가 없다면 진단은 루푸스성 폐렴으로 내리는데, 이 같은 비감염성 폐렴은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로 치료하고
스테로이드로 치료가 되지 않을 때는 이뮤란(Imuran)같은 면역억제제가 추가되기도 합니다.
만성 미만성 간질성 폐질환은 루푸스에서는 비교적 드물게 나타납니다.
이것은 루푸스성 폐렴의 만성 형태로, 증상은 서서히 시작되는
마른 기침, 흉막염같은 흉부통증, 활동할 때 나타나는 호흡곤란 등 입니다.
이 때 감염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만성 미만성 간질 성 폐질환의 원인에는
루푸스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서 기관지 내시경 검사(폐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과
폐 조직검사가 필요합니다. 올바를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만성 루푸스성 폐렴은 폐에 반흔을 남기고 산소를 혈액 내에 공급하는 능력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반흔으로 남은 폐조직은 폐가 정상적으로 기능(폐로부터 산소를 혈액내로 운반)하는데 장애가 됩니다.
이 같은 만성질환의 심한 정도는 폐기능검사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폐확산능력 검사는 산소가 얼마나 쉽게 폐에서 혈액내로 운반되는지를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보통 만성 루푸스성 폐렴에서는 이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습니다.
폐확산능력을 주기적으로 측정함으로써 치료에 대한 반응의 정도를 알 수 있으며,
질환의 진행정도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만성 루푸스성 폐렴은 우선 스테로이드로 치료해야 하는 데,
그 치료의 반응은 다양하고, 병의 진행과정도 다양합니다.
환자에 따라서 서서히 호전되기도 하고 혹은 악화되기도 합니다.
루푸스환자 중에는 폐의 혈관내에서 혈압이 높아지는 폐고혈압이 생길 수 있다.
이 증상이 심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으며, 호전될 기회는 적습니다.
폐고혈압에 대한 성공적인 치료는 불가능하며, 때로 폐 이식술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루푸스에서 폐 침범은 드물지 않습니다. 폐 침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흉막염과 감염이고,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이 감염입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성 폐렴은 흔한 일이므로
갑작스런 기침이나 열, 흉막통이 있을 때는 바로 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루푸스와 연관된 심폐질환은 치료에 신속하게 반응하는 편이지만,
구체적인 치료는 환자의 증상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확한 조기진단과 심한 장기손상을 줄이는 효과적인 치료가 루푸스성 심장 질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관건입니다.
혈액질환
1. 빈혈
빈혈은 신체의 어떤 특수한 상태가 아니고 많은 원인에 의해서 생기는 증상입니다.
루푸스환자의 빈혈은 만성적인 염증이나 장기적인 요독증, 철분 결핍, 용혈설 빈혈 등에 의해서 생기게 됩니다.
염증은 루푸스 환자의 빈혈의 중요한 원인입니다.
장기간의 염증은 혈구를 생성하는 뼈의 내부 조직인 골수에서 적혈구의 생성을 방해합니다.
즉 혈색소를 생성하는데 필수 무기질인 철분이 염증이 계속되는 기간 동안에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못해
골수조직에서 사용되지 못하고 축적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염증에 의한 빈혈인 경우에는 철분 제로 치료할 필요가 없습니다.
염증 상태가 호전되면 다시 혈색소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신장기능의 장애로 인한 장기적인 요독증은 루푸스 환자에게 빈혈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만성염증에 의한 빈혈과는 달리 장기간의 요독증에 의한 빈혈은 안드로겐(남성 호르몬)이나
적혈구의 생성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적혈구 조혈인자 (에리스로포이에틴 Erythropoietin)를 사용해 치료할 수 있는데,
만약 요독증에 의한 심한 빈혈은 경우에 따라서는 수혈을 해야 할 필요도 생깁니다.
빈혈의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인 철분 결핍성 빈혈은 혈액의 손실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기간이 긴 월경주기를 가진 여성은 자연히 철분이 부족하게 됩니다.
또, 루푸스 치료에 사용되는 아스피린과 프레드니손이 위장에 손상을 주어 장내 출혈을 일으킨 경우에
철분 결핍성 빈혈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때로 위의 출혈이 변에 섞여 나오면서 흑색변을 일으키는데
이 때는 즉시 의사를 찾아야 합니다.
출혈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대변의 잠혈검사로 확인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출혈은 원인을 밝혀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빈혈 환자는 위장관에서 혈액 손실이 있는지 검사를 받아보아야 합니다. 만성 염증에 의한 빈혈과는 반대로 철분 결핍성 빈혈은 철분제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골수에서 나와 혈액순환에 들어간 정상 적혈구는 평균 수명이 120일 정도됩니다.
루푸스환자에게서 가끔 나타나는 용혈성 빈혈은 적혈구가 조기에 파괴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용혈성 빈혈이 일어나는 적혈구의 수명은 정상적인 120일이 아니라 10~15일 정도에 불과합니다.
용혈성 빈혈의 원인은 다양한데, 루푸스 환자에 있어서 가장 흔한 원인은 적혈구에 대한 항체 때문입니다.
이러한 것을 자가면역성 용혈성 빈혈이라 합니다.
자가 항체는 간이나 비장에 있는 대식세포 (일종의 청소 세포)와 작용하여 적혈구를 죽입니다.
스테로이드는 이러한 빈혈의 치료에 효과적이지만, 어떤 사람은 이러한 스테로이드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아 결국 비장을 절제할 수밖에 없게 되기도 합니다. 빈혈이 심할 경우에는 수혈이 필수적입니다.
혈소판은 혈액의 응고에 필수적인 혈액내 작은 세포입니다.
혈소판의 결핍을 혈소판 감소증이라 하는데, 혈소판이 부족하면 피부가 멍이 들고,
잇몸, 코, 장내 출혈 등을 일으키게 됩니다.피부의 점상출혈(점 같은 멍이 나타나는 것)은
혈소판 감소증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진단을 위해서는 필히 골수검사를 해야 합니다.
골수검사는 골수조직을 때어내는 검사입니다. 루푸스 환자에서 가장 흔한 혈소판 감소증의 원인은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입니다. 이를 ITP라고 부르는데,
이는 혈소판에 대해 반응하는 항체(항 혈소판 항체)에 의해서 생깁니다.
ITP는 환자에 따라서는 병의 주된 증상이거나 유일한 증상일 수도 있고,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ITP와 자가면역성 용혈성 빈혈이 같이 나타나는 수도 있습니다.
이때 항체는 자가면 역성 용혈성 빈혈에서와 비슷한 방법으로 혈소판을 파괴시킵니다.
ITP 는 자가 면역성 용혈성 빈혈처럼 보통 스테로이드로 치료가 되며, 비장절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임신기간 동안에 항혈소판 항체는 태반을 넘어가 태아의 혈액내에서 혈소판 감소증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혈소판 감소증을 가진 태아라 해도 거의 대부분은 정상 분만되거나
제왕절개술에 의하여 성공적으로 분만시킬 수 있습니다.
단지, 임신기간 동안 주의 깊은 관리와 분만시 소아과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루푸스 환자는 체내에서 혈액의 응고검사(예;PTT)에 영향을 미치 는 항체를 생산하는데,
이 항체를 루푸스 항응고 인자라고 부릅니다. 항응고 인자는 정상적인 혈액의 응고 과정을 방해하여
비정상적인 심한 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으나 많은 경우는 정맥내에서 비정상적인 응고를 형성하여
정맥 혈전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왜 이러한 역설현상이 일어나는 지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정맥혈전증은 특히 폐색전증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헤파린과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로 치료해야 합니다.
폐색전증은 정맥에서 발생한 혈전의 일부가 떨어져 나와서 순환하다가 폐에 박히게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루푸스 항응고 인자는 태아가 반복적으로 유산됐을 때 발견되기도 합니다.
임신 첫 4개월 이전 자연유산이 반복되는 것을 항응고 인자 때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에서는 백혈구 중 과립구와 림프구가 감소되는
과립구 감소증과 림프구 감소증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상은 보통 해가 없고 특별한 증상을 유발하지는 않습니다.
가끔 심한 과립구 감소증으로 세균감염이 되기도 하는데, 심한 과립구 감소증은
주로 약에 대한 이상 반응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만약 세균 감염이 있 다면,
원인이 되는 약물의 투여를 중지하고 바로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합니다.
수혈로 인해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에 걸리는 것에 한 우려가 높습니다.
그러나 후천성 면역 결핍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검 사가 개발되어 상황은 크게 좋아졌습니다.
요즘은 혈액 제공자(헌혈자)는 누구나 AIDS 항체에 대한 선별검사를 해야 하므로 위험성은 거의 없습니다.
가장 안전한 것은 자가 수혈이지만 나중에 수혈을 하려고 자신의 혈액을 저장하는 것이
항상 실용적이고 좋은 것은 아닙니 다. 자가 수혈이 가장 이상적인 것은 계획된 외과수술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혈액 은행에서 혈액 제공자(보통 자신의 가족)를 미리 정하기도 합니다.
물론 가족이라도 혈액형이 같아야 합니다. 최근의 조사를 보면,
수술 전에 적혈구 조혈인자로 치료한 환자일 경우에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수혈은 반드시 위험성이나 유익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하여야 합니다.